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10월, 캠핑장은 성수기를 맞습니다. 하지만 불꽃놀이, 전기난로, 가스버너 등 화기 사용이 늘면서 캠핑장 화재·안전사고가 급증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매년 가을철에는 텐트 화재나 화상,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등이 끊이지 않죠. 그렇다면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으로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1. 캠핑장 사고, 법적으로 누구의 책임인가?
캠핑장 내 사고는 ‘운영자 책임’과 ‘이용자 과실’로 나눠 판단합니다. 민법 제750조에 따라,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는 과실이 있는 쪽이 배상 책임을 집니다. 즉, 캠핑장 시설 결함이나 안전관리 소홀이라면 운영자 책임이 크고, 이용자의 부주의나 규칙 위반이라면 이용자 책임이 됩니다.
예시) - 캠핑장 측이 전기 배선 점검을 하지 않아 감전·화재가 발생했다면 → 운영자 책임 - 이용자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버너를 잘못 사용해 화재가 발생했다면 → 이용자 책임 - 어린이가 미끄러져 다쳤는데, 바닥이 미끄럽고 ‘주의 표지판’이 없었다면 → 운영자와 이용자 공동책임
판례에 따르면, 사고 원인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 운영자에게 60%, 이용자에게 40% 정도의 과실이 인정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2. 실제 있었던 캠핑장 사고 사례
① 충북 제천 캠핑장 화재 (2023) 캠핑장 전기난로에서 불이 번져 텐트 4동이 전소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노후된 배선과 캠핑장 관리 미흡이 원인으로 밝혀져 운영자에게 배상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② 경북 영주 캠핑장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2022) 밤새 텐트 안에서 숯불을 피워 놓고 잔 가족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캠핑장 측은 경고문 부착을 했기 때문에 이용자 과실이 인정되어 손해배상 책임에서 벗어났습니다.
이처럼 사고 원인에 따라 책임 주체가 달라지므로, 캠핑 전후로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합니다.
3. 화재 및 사고 발생 시 법적 절차와 보상 방법
사고가 발생하면 다음과 같은 절차로 대응해야 합니다.
① 경찰 및 소방 신고
먼저 인명피해가 있거나 화재가 발생했다면 즉시 119·112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때 촬영한 사진, 동영상, 목격자 진술은 추후 법적 증거가 됩니다.
② 보험사 신고
캠핑장은 보통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시설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면 운영자 보험에서, 이용자 과실이라면 개인 캠핑보험 또는 자동차보험의 특약으로 보상이 가능합니다.
③ 손해배상 청구
민법 제750조, 제756조(사용자 책임)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입증되어야 하며, 과실비율이 인정되면 보상액이 조정됩니다.
만약 사망·중상해 사고일 경우 형사처벌도 병행될 수 있습니다(업무상 과실치사상죄).
4. 캠핑장 운영자의 법적 의무
캠핑장 운영자는 「관광진흥법 시행규칙」과 「야영장 안전관리 지침」에 따라 다음의 의무를 집니다.
- 전기·가스·소방시설 정기 점검 및 기록 보관
- 야영장 안전관리자 지정 및 비상대피 안내문 게시
- 화기 사용 구역 명확히 표시
-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및 소화기 비치
이런 기본 의무를 지키지 않아 사고가 났다면, 운영자는 민사책임뿐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5. 캠핑 이용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
이용자도 “나는 피해자일 뿐”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분쟁에서는 이용자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가 절반 이상입니다. 따라서 아래 수칙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 텐트 안에서 숯불, 버너, 전기히터 사용 금지
- 가스레인지, 난로는 환기가 되는 야외에서만 사용
- 소화기·일산화탄소 감지기 휴대
- 화재 발생 시 즉시 주변 텐트와 거리 확보
- 어린이 단독 놀이·불장난 주의
이처럼 기본 안전수칙을 지켰다는 점이 사고 이후 법적 책임을 줄이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
6. 캠핑 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 팁
① 화기류는 전용 받침대에만 설치하기 잔디나 나무 데크 위에서 바로 사용하면 불씨가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② 전기 제품은 와트(W) 용량 확인 텐트용 전열기기 총합이 600W를 초과하면 과열 위험이 커집니다.
③ 캠핑보험 가입하기 최근엔 ‘1일 단기 캠핑보험’이 많습니다. 화재, 상해, 배상책임까지 포함되어 1인 1,000원 수준으로 가입 가능하죠. 사고 시 대응이 훨씬 수월합니다.
7. 마무리: 캠핑의 즐거움은 ‘안전’에서 시작됩니다
캠핑은 가족과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여가활동이지만, 한순간의 부주의로 평생의 후회를 남길 수 있습니다. 운영자와 이용자 모두가 안전 의무를 다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사고 예방입니다.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했다면, “누가 잘못했는가”보다는 먼저 증거 확보·신속 신고·보험 확인을 우선하세요. 그 이후 법적 대응은 차분히 진행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그리고 책임감 있게 즐기는 가을 캠핑이 여러분의 추억으로 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