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 예비 초등학생 부모의 마음은 유난히 바빠집니다. 아이는 여전히 유치원생처럼 보이는데, 달력은 어느새 ‘입학’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정도면 괜찮은 걸까?” “다른 집들은 이미 다 준비한 것 같은데…” “혹시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이 시기의 불안은 준비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정보가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에 생깁니다. 그래서 오늘은 단편적인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12월에 부모들이 가장 많이 흔들리는 질문들을 하나씩 차분히 짚어보려 합니다.
① “아이가 아직 글자를 잘 못 읽는데, 정말 괜찮을까요?”
12월 예비 초등 부모 상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주변에서는 이미 한글 책을 술술 읽는 아이 이야기가 들려오고, 학습지 광고는 “초등 입학 전 필수”라는 말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초등학교는 ‘이미 할 줄 아는 아이’를 전제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1학기 국어 수업은 자음·모음, 받침부터 천천히 다시 시작합니다.
12월에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글자를 틀려도 시도해보는 태도입니다.
- 책을 읽다 막히면 포기하지 않는지
- 틀려도 다시 해보려는지
- 부모의 눈치를 보며 위축되지는 않는지
이런 태도가 준비되어 있다면, 지금 읽기 속도는 전혀 문제 되지 않습니다.
② “초등학교 생활,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12월의 불안은 학습보다 오히려 생활 적응에 가깝습니다.
“혼자 화장실 갈 수 있을까?” “급식 시간에 잘 먹을까?” “쉬는 시간에 친구랑 잘 어울릴까?”
이 질문들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부모가 대신해줄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12월에는 가르치기보다 연습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부모 도움 없이 스스로 옷 입고 벗기
- 화장실 다녀온 뒤 스스로 정리하기
- 기다려야 할 때 기다리는 경험
이런 생활 연습은 학습보다 훨씬 큰 ‘초등 준비’가 됩니다.
③ “다른 아이들은 다 학원 다닌다는데, 우리만 안 보내도 될까요?”
12월이 되면 ‘비교 불안’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초등 1학기 성장은 ‘선행 여부’보다 ‘적응력’에 따라 갈립니다.
이미 많이 배운 아이가 1학기 동안 지루함을 느끼고 학교 생활에 흥미를 잃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12월에 필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서 실수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가?
이 힘은 문제집이 아니라 일상 경험에서 길러집니다.
④ “학교 준비물, 지금 다 사두는 게 맞을까요?”
많은 부모가 12월에 준비물을 사두고 나서 후회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학교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비소집일 이후에
- 공책은 학교에서 제공
- 필통은 천필통 권장
- 연필은 2B 또는 B로 지정
같은 안내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12월에는 ‘구매’보다 정보를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⑤ “아이가 아직 유치원 같아요. 갑자기 초등학생이 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는 사실 정답이 있습니다.
갑자기 됩니다.
아이들은 ‘준비가 끝나서’ 초등학생이 되는 게 아니라, 환경이 바뀌면서 자랍니다.
부모가 할 일은 아이를 ‘초등학생처럼 만들기’가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게 곁에 있어주는 것입니다.
⑥ “지금 뭘 안 해주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요?”
12월 불안의 핵심 질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가 나중에 후회하는 것은 ‘안 시킨 것’이 아니라 너무 빨리 시킨 것입니다.
초등 1학기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이것입니다.
“학교 가는 게 싫어요.”
지금은 성취보다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남겨두는 시기입니다.
⑦ 그래서 12월에 꼭 해야 할 준비는 무엇일까요?
의외로 답은 단순합니다.
- 아이가 스스로 해보게 기다려주기
-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기
- 비교 대신 관찰하기
12월은 준비의 달이 아니라 마음의 속도를 조절하는 달입니다.
지금 느끼는 불안은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증거이니 그 자체로 충분히 좋은 출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