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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작성에서 주의할 맞춤법

by 내디디니 2025. 9. 23.
논문 작성에서 주의할 맞춤법

학술 문체와 종결어미의 일관성

논문을 작성할 때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부분은 종결어미입니다. 일상 글쓰기에서는 “~했음”, “~함”과 같은 간략한 어미나 구어체 “~했다”를 자주 사용하지만, 학술 논문에서는 반드시 격식 있는 종결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실험은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음”이라는 표현은 보고서에는 어울리지만 논문에서는 “실험은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습니다”가 적합합니다. 또한 “~이다”와 “~인 것이다”를 혼동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 연구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라고 간결히 쓰면 되는데, “이 연구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이다”라고 불필요하게 늘리면 문장이 장황해지고 어색해집니다. 논문 문체는 간결성과 명료성을 중시하므로 군더더기를 줄이는 것이 맞춤법뿐 아니라 학술적 표현에서도 중요한 원칙입니다. 따라서 논문에서는 종결어미를 구어체 습관대로 쓰지 말고, 항상 격식체를 유지해야 연구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조사와 접속 표현에서의 오류

논문에서는 조사와 접속 표현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조사 ‘의’의 남용입니다. “한국어의 맞춤법의 변천사의 연구”와 같이 반복적으로 ‘의’를 사용하면 문장이 어색해집니다. 올바른 표현은 “한국어 맞춤법 변천사 연구”와 같이 불필요한 ‘의’를 줄이는 것입니다. 또 접속 표현에서도 오류가 많습니다. “및”과 “그리고”는 같은 의미로 혼용되지만, 학술 글쓰기에서는 구분해야 합니다. “A 및 B”는 열거와 병렬을 의미하고, “A 그리고 B”는 서술적 연결에 더 가깝습니다. 따라서 실험 절차에서는 “실험군 및 대조군”처럼 ‘및’을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편 “관하여/관해/관한”의 구분도 혼동되기 쉽습니다. “본 연구에 관하여 설명한다”가 원칙적 표현이며, “본 연구에 관해”도 가능하지만 “관한”은 명사를 꾸며야 할 때만 적절합니다. 예컨대 “관한 연구”처럼 써야 하고 “관한 설명한다”는 비문입니다. 이런 미세한 차이는 맞춤법 검사기로 잡아내기 어려우므로 연구자가 직접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문 용어와 외래어 표기의 정확성

학술 논문에서는 전문 용어와 외래어의 표기를 정확히 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생명과학, 공학, 의학 분야에서는 영어에서 유래한 전문 용어를 한국어로 적을 때 표준 표기를 따르지 않아 오류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세포의 프로그램된 세포사멸을 뜻하는 영어 단어 apoptosis는 표준 표기법에 따라 “아포프토시스”로 적어야 하며, 종종 잘못 쓰이는 “아포토시스”는 비표준입니다. 또 “알고리즘”을 “알골리즘”으로 쓰거나, “플랫폼”을 “플렛폼”으로 쓰는 것도 대표적인 오류입니다. 외래어 표기는 학술적 소통에서 국제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합니다. 특정 브랜드명은 원어 그대로 적더라도, 일반 개념어는 반드시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야 합니다. 더불어 논문에서는 영어 원어를 병기할 때 이탤릭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 “아포프토시스(apoptosis)”. 이러한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독자가 혼동할 수 있고, 심사 과정에서 지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논문 작성자는 맞춤법뿐 아니라 외래어 표기법도 철저히 숙지해야 합니다.

숫자, 단위, 날짜 표기의 규범

논문에서는 숫자와 단위를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 kg”처럼 띄어 쓰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단위 기호는 숫자와 붙여서 “10kg”라고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 “50 %”도 틀린 표기이며 “50%”가 맞습니다. 섭씨온도는 “30℃”로 쓰고, “30 °C”처럼 띄어 쓰지 않습니다. 시간과 날짜 표기도 중요합니다. “2025년 9월 4일”이 올바른 표현이며, “이천이십오년 구월 사일”처럼 한글로 풀어쓰면 현대 학술 문체와 맞지 않습니다. 통계 결과를 제시할 때는 소수점 표기도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0.05보다 작다”라고 쓰는 것이 원칙이고, “.05보다 작다”라고 하면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또한 화폐 단위를 쓸 때는 “10,000원”처럼 숫자에 쉼표를 사용해야 하며, “만원”으로 적는 것도 가능하지만 논문 전체에서 표기 방식은 반드시 일관되어야 합니다. 이런 작은 표기 규칙 하나가 논문의 완성도를 좌우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맺음말: 정확한 맞춤법은 학술적 신뢰의 기반

논문은 단순한 글이 아니라 연구자의 전문성과 학문적 태도를 드러내는 산물입니다. 따라서 맞춤법 오류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연구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 자주 틀리는 부분은 일상적인 맞춤법이 아니라, 종결어미의 격식 사용, 조사와 접속 표현의 정확성, 외래어와 전문 용어 표기, 숫자와 단위 표기와 같은 학술적 맥락에 특화된 부분입니다. 맞춤법 검사기와 같은 도구는 기본적인 오류를 줄이는 데 유용하지만, 학술 문체 특유의 규범까지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못합니다. 결국 연구자가 직접 규정을 숙지하고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맞춤법과 문체를 갖춘 논문은 단순히 오류가 없는 글을 넘어, 연구자가 얼마나 세밀하게 연구와 글쓰기를 관리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진실은, 학문적 글쓰기는 결국 연구자의 성실성과 언어적 역량 위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입니다.